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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 떠나볼까? 경희궁문화길 두둥-탁! 페스티벌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함께 서울의 5대궁 중 하나인 경희궁. 다른 궁궐에 비해 가장 많이 훼손된 궁으로 그만큼 사람들이 발길이 뜸한 곳이기도 하다. 경희궁은 광해군 때 창건해 인조부터 철종까지 10여 명의 왕이 머물며 정사를 보았던 곳이다. 창건 당시 정전, 동궁, 침전 등 1,500칸에 달하는 건물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철거되고, 일본인들의 학교로 사용하며 궁궐의 자취를 잃고 말았다. 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경희궁과 그 시대, 그 길을 걸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기 위한 축제가 진행됐는데, 이름하여 ‘경희궁문화길 두둥-탁! 페스티벌’이다.

서울 5대 궁중 하나인 경희궁의 흥화문

서울 5대 궁중 하나인 경희궁의 흥화문 ⓒ김수정

경희궁지 모습

경희궁지 모습 ⓒ김수정

필자는 10월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린 경희궁 문화길 두둥-탁! 페스티벌의 첫 날, 첫 프로그램이었던 ‘장유정의 렉쳐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 갤러리마리를 방문했다. 축제의 모든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해 소수의 인원만이 참여할 수 있었고 사전 예약을 통해 신청 받았다.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를 맞이한 것은 조선의 왕비를 표현한 디지털 작품과 돌로 만든 전통 가구들이었다. 작가 권창남과 우종일의 우리시대 예술가의 관점으로 조망하는 과거와 전통의 미(美) ‘경희궁_현재시대(現在時代)’ 전이다. 전시는 별도의 예매없이 갤러리마리 운영 시간 내 관람할 수 있으며 11월15일까지 열린다.

권창남 작가의 ‘경희궁 현재시대’ 전

권창남 작가의 ‘경희궁 현재시대’ 전 ⓒ김수정

현대시대 전시는 11월15일까지 갤러리마리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현재시대 전시는 11월 15일까지 갤러리마리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김수정

작품들을 감상하며 콘서트가 진행되는 2층으로 올라갔다. 2층 역시 사진과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으로 이곳에서 작은 콘서트가 진행됐다. 작품들로 둘러싸인 공간에 앉아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불렀던 노래를 들었다. 강연과 노래로 렉처콘서트를 진행한 한국대중가요연구자 장유정 교수는 경희궁이 역사 속에서 잊히기 시작한 일제강점기 당시 불렸던 근대가요와 가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첫 번째 노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김태리가 불렀던 ‘세기말의 노래’다. 일제는 1933년부터 음반 검열을 시작했다. 이 노래는 그 이전에 나왔기에 노래 가사가 민족적인 정서가 드러나고 있다. 실제 이 노래를 불렀던 이경설은 무대에서 삶을 마감하는 것을 꿈꿨으나 20대에 폐렴으로 쓸쓸하게 요절하게 된다.

이경설의 ‘세기말의 노래’, 영화 아가씨에도 등장했다.

이경설의 ‘세기말의 노래’, 영화 아가씨에도 등장했다. ⓒ김수정

지금까지도 잘 알려진 고복수가 불렀던 ‘타향살이’로 다음 무대가 꾸며졌다. 고복수는 전국을 대상으로 진행된 노래 경연 대회에서 경남 대표로 1등을 했다. 타향살이는 1934년에 발매된 노래지만 1970년대까지 많은 이들이 좋아하며 즐겨 불렀던 가요다. 일제강점기에 이어 한국전쟁, 이후 산업화로 인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고복수의 ‘타향살이’도 들려주었다.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고복수의 ‘타향살이’도 들려주었다. ⓒ김수정

이어 동양의 이사도라 덩컨이라 불리는 최승희의 ‘이태리의 정원’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최승희는 우리나라 전통무용을 현대화시켜 전 세계에게 알린 무용가다. 파리에서 공연했을 때는 2,700명에 달하는 관객이 찾았고, 그 중에 피카소도 있었다고 한다. 최승희의 춤을 보며 연필로 스케치를 남기기도 했단다. 엄청난 인기인이었던 최승희는 무용만이 아니라 만능엔터테이너로 활동하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녀가 부른 ‘이태리의 정원’은 앞선 트롯풍의 유행가와 달리 재즈송이다. 재즈송은 당시 서양 대중음악의 영향을 받아 만든 노래다.

‘이태리의 정원’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무용가 최승희의 노래이다.

이태리의 정원’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무용가 최승희의 노래이다. ⓒ김수정

최초의 걸그룹 ‘저고리 시스터즈’와 최초의 보이그룹 ‘아리랑 보이즈’도 근대 가수로 빠질 수 없다. 저고리 시스터즈의 주축이 된 멤버는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이난영이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이 아리랑 보이즈의 멤버 김해송이다. 그들의 자녀와 조카로 결성한 걸그룹이 ‘김시스터즈’다. 이들은 20가지가 넘는 악기를 다루며 노래와 춤까지 추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미국에 진출했다. 이들의 이야기 후에는 김해송이 아내 이난영에게 선물한 노래 ‘다방의 푸른 꿈’을 들려주었다.

최초의 걸그룹, 보이그룹인 저고리 시스터즈와 아리랑 보이즈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최초의 걸그룹, 보이그룹인 저고리 시스터즈와 아리랑 보이즈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김수정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인생이야기와 그들의 노래에 푹 빠져 있는 사이 어느덧 마지막 가수와 곡이 소개됐다. 윤심덕과 그녀의 노래 ‘사의 찬미’인데, 사의 찬미는 이바노비치의 ‘도나우강의 잔물결’ 일부에 가사를 붙인 번안곡이다. ‘도나우 강의 잔물결’은 작곡된 이후 각국에서 가사를 붙여 불리었지만 죽음을 찬미하는 가사를 쓴 경우는 ‘사의 찬미’가 유일하단다. 일본에서 이 노래를 녹음하고 귀국하던 배에서 윤심덕은 그녀의 애인 김우진과 바다에 투신한다. 그래서 더 유명해진 곡이기도 하다.

한국 대중가요에 큰 획을 그은 윤심덕의 ‘사의 찬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 대중가요에 큰 획을 그은 윤심덕의 ‘사의 찬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수정

일제에 의해 역사 속에서 사라진 것만 같았던 궁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궁도, 그들의 이야기도 새롭게 되살아나는 듯했다. ‘경희궁문화길 두둥-탁! 페스티벌’은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축제이다. ‘경희궁문화길’은 이번 축제의 중심이 된 종로 경희궁길의 지역문화모임이다. 장유정의 렉쳐콘서트가 진행된 갤러리마리를 비롯해 복합문화공간에무, 서궁갤러리, 커피스트 등이 그 멤버로 축제의 주무대가 되고 있다. 경희궁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모이게 되었다고 한다.

경희궁길의 대표문화 공간 중 하나인 갤러리마리 입구

경희궁길의 대표문화 공간 중 하나인 갤러리마리 입구 ⓒ김수정 

장유정의 렉쳐콘서트를 시작으로 축제기간 동안 다양한 걷기 프로그램과 콘서트, 영화상영 등이 경희궁문화길에서 펼쳐졌다. 첫 시작을 멋지게 알린 ‘경희궁문화길두둥-탁! 페스티벌’이 계속해서 이어져 경희궁이 시민들에게 더욱 친숙한 궁으로 되살아나길 기대해 본다.

■ ‘경희궁 현재시대(現在時代)’
○ 장소: 갤러리마리 (종로구 경희궁1길 35)

○ 기간: 9.15.~11.15 (기간 내 자유관람)

○ 관람시간 :12:00~20:00, 매주 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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