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기관이 ‘피싱(통신사기)’ 범죄를 당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이 피싱 대상이 돼 피해를 당한 것은 처음이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K-스타트업 센터’ 사업이 피싱 범죄에 이용돼 13만 달러(약 1억 7000만 원) 가량에 달하는 자금이 피해를 보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은 201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2989억 원이 투입됐다. 창진원은 사업 진행을 위해 유럽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레인메이킹’과 접촉했다. 창진원은 레인메이킹 측으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진출 및 현지화 지원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 유치 및 금융 지원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노하우 공유 등을 지원받기로 했다. 계약금은 27만 달러에 달했다.
이후 창진원은 레인메이킹 측으로부터 HSBC은행 계좌로 선금 13만5000달러를 송금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내부 승인을 거쳐 지난 6월 말 해당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
창진원이 피싱을 인지한 시점은 이달 초로, 레인메이킹 측으로부터 "선금을 왜 보내지 않느냐"는 연락을 받은 뒤였다. 창진원은 뒤늦게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창진원 관계자는 "해당 계좌로 송금을 한 이후 레인메이킹 측으로부터 돈을 못 받았다는 연락이 와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피싱을 당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이 피싱을 당해 해외로 송금까지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만일 피싱이 맞다면 창진원은 2억 원 가까운 예산을 고스란히 떼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