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특별 기고] 선언의 사상가, 다나 해러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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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미네소타대학 출판사에서 포스트휴머니티 시리즈의 일환으로 Manifestly Haraway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다나 해러웨이의 「사이보그선언」과 「반려종선언」, 그리고? 시리즈의 에디터인 캐리 울프(Carry Wolf)와의 대담이 실렸다. 해러웨이는 1985년과 2003년에 각각 선언을 발표했고 몇 개의 선언을 더 예고하고 있어서, 선언은 이제 해러웨이 글쓰기의 특징적인 형식이 된 것 같다. 그는 “선언의 사상가”다. “선언(manifesto)”이라는 말은 “분명한(manifest)”이라는 형용사에서 갈라져 나왔고, 그 어원학적인 뜻은 “알아차리기 쉬운”이다. 해러웨이 사상을 가장 잘 집약하고 분명하게 드러내는 두 선언과 그것과 관련된 상세한 대담을 실은 Manifestly Haraway는, 그 제목에 걸 맞는 책이다. 이 책이 『해러웨이 선언문』? 이라는 제목으로 <책세상>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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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러웨이의 가장 잘 알려진 저작 중 하나이자 첫 번째 선언인 「사이보그선언」은 사이보그의 통념적인 이미지를 전복시킴으로써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미 발표된 지 30여년이 지난 그의 글이 지금도 여전히 유의미한 것은 기계와 인간이 서로 구별 불가능한 시대를 상정하는 지금의 포스트휴먼 논의에 시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포스트휴먼은 테크노사이언스에 의해 강화된 궁극의 유기체로 상상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해러웨이의 사이보그는 이런 이미지를 전복시키면서 등장 한 것이다. 해러웨이는 강화된 유기체의 자리에 반도체공장의 유색여성, 여성과학자, 정보시스템의 말단에 있는 유색 여성 타이피스트들을 밀어 넣고, 이들, “집적회로속의 여성들”(? 『해러웨이 선언문 ?, 61쪽) 이야말로 거대한 정보체계와 사이버네틱스로 연결되어 있는 문자 그대로 사이버네틱 유기체, 즉 사이보그라고 주장했다. 해러웨이에 따르면 정보시스템과 단단히 엮여 있는 지금의 우리 역시 문자 그대로 사이보그다. 포스트휴먼, 인공지능 등의 화려한(혹은 암울한) 천편일률적인 상상에 가로막혀서 바로 지금 현실적인 사이보그들은 진보적인 담론들로부터 여전히 적절한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가령,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해고무효를 요구하면서 농성중인 요금수납원의 문제는 노동문제로만 환원되지 않는 사이보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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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러웨이의 두 번째 선언인 「반려종선언」은 개와 인간의 관계를 더듬어 가면서, “반려종(companion species)”이라는 개념을 선보인다. 반려의 어원학적인 의미는 ‘식구(食口)’다. 해러웨이는 생물이라는 것은 그 시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단일한 적이 없었고, 함께 밥을 나누는 식구들의 집합체로 구성된 존재들임을 개와 인간과의 관계를 빌어서 말한다. “존재자들은 서로를 향해 뻗어나가며 ”포착“이나 파악을 통해 서로와 자신을 구성한다.”(같은 책, 123쪽) 생물들 뿐만 아니라, 기계와 인간도 마찬가지로 상호적으로 구성되는 것이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가령, 인공지능의 약진은 데이터화된 인간들의 경험을 기계가 학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해러웨이는 사이보그를 반려친족의 어린 자매로 끼워 넣는다. 어떤 것도 혼자가 아니고, “모든 존재자는 관계에 선행해 존재하지 않는다.”(같은 책, 123쪽) 기계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기계도 인간도 달라진다. 거기에 우리 사이보그들의 삶이 걸려있다.


한편에서는 포스트휴먼을 말하면서 테크노사이언스의 무궁한 전진을 찬양하기도 하고, 그에 따른 내파를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인류세라고 불리는 파괴와 멸종을 걱정하는 뒤죽박죽인 시대다. 「해러웨이 선언문」은 이를 더욱 뒤죽박죽으로 만든다. 현실은 훨씬 더 뒤죽박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현실적인 삶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관해서 “분명하게(manifestly)” 아이디어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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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러웨이 선언문도나 해러웨이 저/황희선 역 | 책세상
페미니즘과 과학사 분야의 고전의 경지를 넘어, 인간과 동물과 사이보그에 관한 전복적 사유를 통해 인류에게 영원한 영감을 주는 저작이다. 철학적ㆍ인류학적ㆍ문명사적 차원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담한 문제제기와 선구적 혜안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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