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커버 스토리] 양준일 “Maybe, 시작일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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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방송으로 신드롬을 만들었다. 가수 양준일. 그가 책을 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초판 6만 부가 팔렸고, 팬들은 모든 인터넷서점에서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 을 베스트셀러 1위로 만들었다. 19년 만에 팬들의 소환으로 활동을 재개한 양준일은 2019년 12월 31일, 생애 첫 대규모 팬미팅을 시작으로 방송, 광고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인터뷰를 즐기지 않는 그이지만 팬들을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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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라이프 워커(Life 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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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아닌 저자로서 첫 인터뷰다. 어제 가제본을 보았는데, 어떤 기분이 들었나?


첫 책을 손에 잡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기쁨이다. 책이라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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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사진 에세이는 큰 판형으로 나오는데, 일반 책보다 크기가 작다.


휴대성이 좋은 책으로 만들고 싶었다. 지하철에서도 보고 회사에서도 보고, 좋아하는 친구에게 그냥 건네줄 수도 있도록 가방에 쉽게 들어가는 크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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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 ‘아이스크림’과 함께 쓴 책이다.


아이스크림이 없었으면 나올 수 없었던 책이다. JTBC <슈가맨>을 촬영하고 미국으로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왔을 때, 아이스크림이 “그동안 오빠가 했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어, 그래? That’s Ok.” 이렇게 시작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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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 )처럼 단어(암호말)로 엮은 책이다. ‘외로움’에서 시작돼 ‘균형’으로 끝난다.


그동안 살면서 해왔던 생각들을 모았다. 한국에 돌아와 잠깐 동안 생각한 이야기들이 아니다. 책을 내자고 했을 때 바로 승낙한 건, 내 이야기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아이스크림의 말 때문이었다. 출판사에서 이 책에 어떤 책이 됐으면 좋겠냐고 물었을 때, “정리가 되지 않는 책”이라고 대답했다. 아무 쪽이나 펼쳐봐도 되는, 앞에서부터 읽어도 되고 뒤에서부터 봐도 무방한 그런 책을 쓰고 싶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오늘 내가 느끼는 것과 내일 느끼는 것은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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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BE’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maybe this is not everything, maybe there’s more.” 이게 전부는 아닐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젊었을 때는 ‘maybe’(아마도)라는 단어를 싫어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보니 내 인생이 ‘이게 다’라면 너무 속상한 거다. 내가 겪은 실패, 어두움을 ‘maybe’로 본다면 ‘빛’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놓인 상황을 ‘maybe’라는 렌즈를 통해 본다면 다르게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즉 내 상황을 바꾸는 게 아니라 시각을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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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로부터 ‘소환’ 당해 한국 활동을 재개했다. 인기를 실감하는가?


처음에는 놀라웠고 지금은 하루하루 기쁨이고 감사다. 팬미팅을 준비할 때만해도 한국에서 다시 활동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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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이나 책임감도 생길 것 같다.


일단 나는 기뻤으면 좋겠다. 실질적으로 상황은 언제나 바뀐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을 때, 내 마음이 바뀌지 않았으면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면 그때그때 즐기고 나누고 싶다. 많은 사람의 집중을 받고 있을 때, 우리는 교만을 버려야 한다. Selfless(이타심)을 가져야 한다. 맛있는 음식이 내 앞에 있을 때, 그것을 혼자 먹으면 어떤가? 맛있을 수 있지만 같이 먹으면 더 맛있다. 그것을 기억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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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장년층까지 팬 층이 폭넓다. 양준일을 ‘가수’로서도 좋아하지만 한 개인으로서 응원하는 사람도 많더라. 특히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많다.


내가 하는 말에 관심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그분들의 마음이 이미 말랑말랑한, 부드러운 상태라는증거다. 내 말의 울림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나도 말할 수 있다. 팬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이 굉장히 깊다. 그래서 내가 존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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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쪽의 암호말을 ‘말’이다. “’무얼 말하는가’보다 ‘누가 말하는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대부분 세상에 이미 있던 이야기인데도 새삼스레 주목 받는 것처럼.”이라고 썼다.


사실이다. 우리는 일단 익어야 한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는 모두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성숙은 다르다. Physical world(물리적인 세계) 안에서만 인생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내 아이가 올해로 6살이 됐다. 지금은 내가 아이의 보호자이지만 아이는 곧 나보다 더 성숙한 인간으로 자랄 것이다. “밥 먹었어? 숙제했어?” 같은 이야기가 통하지 않을 나이가 되면, 그 말을 그쳐야 한다. 어느 시점이 되면 아이가 나를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이를 의지하게 된다. 그럴 때는 말보다는 손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같은 이야기를 ‘언제’ 하느냐, 그것이 중요한 건 성숙의 때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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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라는 별명이 생겼다. 하지만 ‘라이프 워커(Life walker)’로 불러주면 좋겠다고.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하지 않나? 알고 보면 모두가 시간 위를 걷듯 인생을 걸어가고 있다. 내가 바라는 건, 이 걸음이 단순해지는 일이다. 복잡함을 버리고 싶다. 심플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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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에게 100점을 주고 시작하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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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난해 <슈가맨 3> 출연 요청을 거절했다면, 어땠을까?


글쎄. 지금처럼 한국에 있지는 않겠지만 크게 다른 인생을 살진 않았을 것이다. 미국에서 서빙을 하면서도 나는 사람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슈가맨3> 출연 이후 훨씬 많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사람들이 주는 관심과 사랑이 감정적으로 행복하고 즐겁지만 내 삶 자체는 똑같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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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화두는 무엇인가?


사람들과 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그것이 나의 화두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세상, 상황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Physical world가 전부가 아닌 것이다. 내 옆에 있는 사람보다 내가 더 나은가? 그런 착각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 개개인을 잘 들여다보면 영적인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가진 것들을 서로가 잘 바라봐 줄 수 있다면 덜 싸우고, 덜 스트레스 받으며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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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양준일과 50대의 양준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아무래도 20대 때는 Physical world가 내 인생에서 더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20대 때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소수였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은? 반대다.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의 퍼센트가 더 커졌다. 50대가 된 지금은 내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무리 바빠도 자기 중심을 정확히 갖고 있는 사람은 세상을 멀리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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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을 만들 계획이 있나?


음악은 언제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삶을 바꾸는 것들은 정치, 경제, 사회만이 아니다. 바로 문화, 그것이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킨다. 영화든 음악이든 방송이든 사람들에게 퍼지는 문화적인 메시지의 영향은 매우 크다. 좋은 에너지와 메시지를 주는 음악을 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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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가 아닌 다른 분야의 책을 낼 생각도 있는지?


확실히 있다. 아직 계획한 건 없지만 내 안에서 느끼는 것들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다시 책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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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을 굉장히 아낀다.


나의 팬들로부터 얻는 에너지가 굉장히 크다. 나는 팬들을 Queens, Kings 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종인가? 아니다. 우리는 친구다. 팬들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딱 그 사람 한 명으로 대한다. 한 사람과 나와의 관계가 돼야 우리는 진짜 관계를 만들 수 있다. 꼭 스타여야만 이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모두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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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계는 어떻게 맺을 수 있나?


상대에게 100점을 주고 시작하면 된다. 나는 누굴 만나도 100점을 준다. 그 사람을 알다 보면 점수가 내려갈 수도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내려가는 것에 마음을 쏟기보다 그 사람의 영원한 영혼을 바라보면 내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좋은 친구가 되려면 사과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 전 책을 내고 북 콘서트를 하겠다고 공지를 올렸다가 몇 시간 만에 글을 내렸다. 곧바로 사과했다. 우리의 생각이 짧았던 거니까 사과를 하는 게 맞았다. 친구에게 사과할 수 있으면, 이 관계는 오래갈 수 있다. 우리가 언제나 동등한 관계라는 것, 이 사실을 기억하면 좋은 관계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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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팬들과 소통할 계획이라고.


사진을 찍고 방송을 촬영해도 10%만 공개된다. 그 과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촬영하는 동안 친한 스태프들과 농담하며 장난치는 일이다. 이런 뒷모습, 작은 에피소드를 놓치고 싶지 않다. 유튜브에 올리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으니까, 좋은 채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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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나?


특별한 것은 없다. 하지만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이 있다. 나를 좋아해주는 팬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내가 했다”가 아니라 “팬들이” 나를 높여줘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다.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 이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가 됐다.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의 팬들이 만들어준 일이다. 살아오면서 아픔이 많았다. 하지만 그 아픔을 나눠서 얻은 기쁨이 있다. 팬들이 내게 준 기쁨을 나 역시 나누고 싶다. 그것이 어떠한 방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하는 일들을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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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양준일, 아이스크림 저 | 모비딕북스
양준일이라는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 양준일이 세상에 건네는 위로와 희망 그리고 진심. 어둠 속에서도 늘 빛을 향하는 그의 생각. 표정과 몸의 선으로 마음을 전하는 사진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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