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깊고 푸른 바다를 항해 시켜주는 그대

자연에는 비약(飛躍)은 물론 거짓도 없다. 순리를 뒤따를 뿐이다. 화창한 봄날 훈풍이 꽃을 피우면 벌과 나비가 찾아들어 머잖아 결실을 맺게 한다.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지면 나뭇가지마다 알알이 매실이 달린다. 짧은 봄밤 푸른 달빛 아래 하얗게 피어나는 순백의 배꽃이 지면 가을엔 탐스러운 배들이 가지가 휘도록 열리지 않던가.이로 보아 자연처럼 탈속(脫俗)하고 순연한 모습은 없는 듯하다. 찬란한 봄꽃의 향연을 위하여 어쩌면 자연은 그토록 혹독한 겨울철 동장군과 삭풍을 용케 견뎠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가을날 모과나무에 열린 은은한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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