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부는 스페셜티 커피의 바람

- 소득증가, Z세대 성장으로 베트남에서도 스페셜티 커피 수요 증가 -

Cà phê sữa đá (카페 쓰어다)가 생긴 이유?

Cà phê sữa đá (카페 쓰어다). 베트남으로 여행이나 출장을 다녀왔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커피이다. 베트남어로 Cà phê는 커피, sữa는 우유, đá는 얼음을 뜻한다. Cà phê sữa đá (카페 쓰어다)는 베트남의 주요 커피 생산 품종인 로부스타 빈의 쓴맛을 없애기 위해 커피에 연유 혹은 설탕이 들어간 우유를 넣고 얼음을 넣어 마시는 베트남 식 아이스밀크커피이다.

베트남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세계 최대의 로부스타 생산국이다. 베트남에서는 매년 미화 약 30억 달러 정도의 커피원두를 수출한다. 이는 베트남 총 농업 수출액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베트남의 날씨는 지역에 따라 연중 다습하거나, 고온 건습 하다. 온도와 습도 때문에 커피 원두의 품질관리(Quality Control)와 유통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베트남 생산의 90%를 담당하는 로부스타 원두는 대부분 수출되며, 인스턴트커피로 가공된다. 로부스타 생두가 내수 유통 되어 로스팅 후 카페에서 사용할 경우, 특유의 쓴맛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희석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달콤한 연유를 넣어 만든 연유커피이다.

그러나 최근 아라비카 품종을 비롯 케냐,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게이샤등 스페셜티 커피 원두 수입의 소폭 증가와, 커피 애호가의 증가, Z세대의 외식 선호로 인하여 베트남에도 프리미엄 스페셜티 커피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글에서는 베트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페의 종류, 프랜차이즈 카페의 두 자릿수 성장,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의 특징과 메뉴에 대해 살펴보고, 베트남의 커피 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방향을 안내하고자 한다.

베트남 카페의 종류

○ 베트남에는 크게 네 종류의 카페가 있다.

- 스트리트 커피 혹은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 미니 커피 스탠드 약 VND 10,000 – 20,000

- 로컬 프랜차이즈 브랜드 커피 (하이랜드 커피, 커피 하우스 등) 약 VND 30,000 – 80,000

- 해외 프랜차이즈 브랜드 커피 (스타벅스, 커피빈) 약 VND 60,000 – 150,000

- 프리미엄 스페셜티 커피숍 (개인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로스터리 카페 및 콜드브루 카페) 약 VND 60,000 – 150,000

베트남 카페의 가격대 별 분류

(단위: 한 잔 당 가격, 베트남동 VND)

자료 : VN Express

베트남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의 두 자릿수 성장

베트남 산업 연구 컨설팅 JSC에 따르면 베트남의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는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된다. 업계 1위인 하이랜드커피 (Highlands Coffee)는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랜드커피는 2019년 기준 미화 6,8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 전년도 대비 31%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하이랜드커피가 워낙 독보적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매출 면에서 하이랜드커피를 이길 프랜차이즈 카페는 없어 보인다.

커피하우스(The Coffee House)는 모던한 분위기, 저렴한 베트남 커피부터 중가의 이탈리안 커피까지 모두 아우르는 메뉴 구성, 주요 번화가에 2-3층 규모의 대형 매장을 오픈 하는 전략으로, 전년도 매출 미화 2,872만 달러를 기록, 업계 2위를 달리는 중이다.

스타벅스(Starbucks)는 커피하우스와 근소한 차이로 매출 3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9년 미화 2,8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커피 및 음료 한 잔 당 가격이 VND 60,000에서 150,000으로, 하이랜드 커피보다 약 2-3 배 비싼 편이다. 그러나 전 세계 모든 매장의 인테리어 디자인과 음악, 커피 맛을 통일하는 마케팅 전략 덕분에, 익숙한 맛과 분위기를 찾아 매장을 찾는 현지인과 외국인 고객이 꾸준히 있다.

업계 4위 업체는 푹롱 (Phuc Long)으로 미화 2,017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차와 커피를 동시에 취급, 전년도 대비 39%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푹롱은 차 전문 브랜드로서 커피 보다는 차의 매출이 더 많은 기업이다.

쭝웬 레전드(Trung Nguyen Legend)는 2018년, 베트남 언론을 뜨겁게 장식한 이혼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쭝웬 레전드의 모회사는 당 레 응웬 부 (Dang Le Nguyen Vu) 회장에 의해 1996년에 설립된 쭝웬 그룹 (Trung Nguyen JSC)으로 G7과 King Coffee 인스턴트 커피를 성공시킨 베트남 최고 커피 브랜드 중 하나였다. 당 레 응웬 부 회장의 전 부인인 레 호앙 디엡 타오 (Le Hoang Diep Thao)는 이혼 과정에서 쭝웬 레전드를 설립했다. 쭝 웬 레전드는 6년간의 송사가 마무리된 지난해부터 베트남 전역에 있는 공항에 전사광고를 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또한 쭝웬 레전드는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위해 자회사인 E-Coffee 프랜차이즈를 신규 설립, 2019년 기준, 전국에 약 154개의 매장을 경영하고 있다. 쭝웬 레전드는 카페 경영으로만 본다면 전 남편의 브랜드인 쭝웬 (Trung Nguyen)의 매출을 추월, 2019년 미화 1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5위가 되었다. 한 때 업계１위였던 쭝웬 으로서는 전부인의 회사에 브랜드 네임을 뺏김은 물론, 시장 점유율도 뺏긴 씁쓸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한 편,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진출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는 2020년 6월 현재 빽다방이 유일하다. 한 때 카페베네의 커피스미스가 베트남 진출을 시도하였으나, 모기업의 어려움으로 철수한 상황이다. 하노이 디캐피탈 (D'Capitale) 빈컴센터 (Vincom Center) 에 위치한 빽다방은 백종원 키친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직장인들이나 쇼핑몰 이용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메뉴가격은 VND 약 30,000 에서 80,000 으로 베트남 대표 프랜차이즈인 하이랜드 커피와 유사한 가격 정책을 쓰고 있다. 또한, 베트남 전통 커피인 에그 라테를 반영한 커스터드 라테를 메뉴에 포함하여 로컬 소비자들의 기호를 맞추는 것에도 힘쓰고 있다. 백종원 브랜드는 오픈 초기부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빽다방의 로고를 따라 한 빽브레드 (Paik’s Bread)라는 카피 브랜드도 있다고 전해진다. 

베트남 내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포 수

(단위: 개)

 자료: Statista

베트남 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