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km 넘게 달린 르망 승용차..아직도 '씽씽'

김재홍 2011. 8. 1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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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출고..지구 둘레를 25번 돈 거리

(통영=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출고된 지 25년째를 맞은 국산 승용차가 주행거리 100만㎞를 넘기고도 여전히 새 차 못지 않은 성능을 자랑하고 있어 화제다.

11일 경남 통영에 사는 박철명(57)씨가 타고 다니는 이 승용차는 옛 대우자동차가 1987년에 출고한 배기량 1천498㏄ '르망'이다.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에서 장비관리과장으로 근무하는 박씨는 이 회사에 입사한 이듬해인 1987년 생에 첫 새차로 르망 승용차를 샀다.

그는 이 차를 샀을 당시 이탈리아의 한 카페에서 30년된 승용차가 잘 달리는 것을 보고 "평생을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르망의 아날로그식 계기판의 주행거리는 99만866㎞를 가리키고 있는데 지구 둘레(약 4만㎞)를 25바퀴 돈 셈이다.

박씨는 2008년에 더 이상 주행거리가 늘어나지 않도록 아날로그 계기판의 회로 일부를 차단했다.

계기판은 10만㎞단위까지 주행거리를 표시할 수 있는데 99만9천999㎞에서 100만㎞가 되면 숫자가 다시 '0'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 25년 동안 우리 가족의 역사를 담은 기록이기에 꼭 남겨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 르망 승용차를 주로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며 일년에 1~2만㎞ 정도를 달리기 때문에 현재까지 달린 거리는 최소 102만㎞, 최대 105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붉은색 르망승용차는 낡아서 반으로 쪼개진 핸들과 차량 내부 천장을 일부 교체한 것 외에는 출고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반 국도나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새 차 못지 않은 힘을 자랑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큰 고장 한 번 없었다.

청춘을 함께 한 현재의 직장에서 장비관리를 담당하면서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는 습관이 차량 관리에도 한 몫을 했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그러나 출고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 대부분의 부품이 단종돼 박씨가 틈틈이 정비소 등을 오가며 부품을 사모으고 직접 모든 정비를 해야 한다.

그는 정기적인 엔진오일 교환, 매일 오일ㆍ물ㆍ공기청정기 점검, 보름마다 에어클리너 점검 등을 승용차 장수의 비결로 꼽는다.

곧 정년을 맞는 박씨는 "차량이든 기계든 내 몸과 마음처럼 한결같이 아끼고 관리하면 오래 쓸 수 있다"며 "앞으로 30년을 채우는 것은 물론 그 이상도 문제 없다"고 말했다. <사진 있음>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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