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아들도 평생 뒷바라지"… 엄마 범고래 '수컷편애' 미스터리

김인한 기자 2023. 2. 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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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고래 어미는 출산을 포기하면서까지 다 큰 수컷을 돌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 범고래 어미가 암컷이 아닌 수컷을 낳을 경우, 그 이후 자식을 가질 가능성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동안 범고래가 수컷을 잘 돌본다는 추측은 있었지만, 아들(수컷) 뒷바라지를 하느라 번식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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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고래 어미 수컷 낳으면, 추가 번식 가능성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수컷 나이 상관없이 어미 주위서 활동, 새끼처럼 뒹굴고 헤엄쳐"연구팀, 유전자 번식하는 '진화적 관점'에서 '수컷 편애' 현상 예측
범고래 어미는 출산을 포기하면서 다 큰 수컷을 돌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범고래 어미는 출산을 포기하면서까지 다 큰 수컷을 돌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전자를 번식하는 '진화적 측면'에서 암컷보다 수컷에 애정을 집중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연구 내용을 일반화하진 않았지만, 포유류 어미가 자녀의 생존을 위해 번식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로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과학계에 따르면 마이클 와이스 영국 엑시터대 고래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은 지난 9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범고래 어미의 뒷바라지' 관련한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1982년부터 2021년까지 약 40년간 북미 태평양 연안의 범고래 무리의 모자(母子) 데이터를 분석했다. 암컷 40마리를 추적했으며 어미가 낳은 새끼 성별이 그 이후 출생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컴퓨터 모델로 분석했다.

그 결과 범고래 어미가 암컷이 아닌 수컷을 낳을 경우, 그 이후 자식을 가질 가능성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어미는 범고래 수컷에 먹이를 제공하며 이들을 지속적으로 돌봤다. 그동안 범고래가 수컷을 잘 돌본다는 추측은 있었지만, 아들(수컷) 뒷바라지를 하느라 번식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클 와이스 박사는 "범고래는 다 자란 수컷들도 어미 주위에서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고 마치 그들이 아직 새끼인 것처럼 옆과 뒤에서 뒹굴고 헤엄친다"며 "3살짜리 아들이든 19살짜리 아들이든 모두 엄마가 더 많은 아이를 갖는 가능성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2003년 태어난 수컷 범고래(J38)이 3살일때부터 19살까지 어미 범고래(J22)와 함께 하는 모습. / 사진=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연구팀은 수컷에 대한 '편애' 결과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해석했다. 범고래는 평생 같은 지역에서 생활하는 정주그룹이 있고, 다른 지역을 오가며 이동하는 이동그룹이 있다. 통상 그룹의 무리는 50마리 내외로 구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컷이 새끼를 낳으면 그들은 무리 내 머물고 결과적으로 먹이와 관심을 두고 나머지 새끼들과 경쟁한다. 반면 수컷은 보통 지나가는 무리의 암컷과 짝을 짓고 그들의 그룹으로 이동해 새끼를 기른다. 연구팀은 "최소한의 경쟁으로 가능한 많은 새끼를 원한다면 어미는 암컷보다 수컷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자넷 맨 조지타운대 박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연구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흥미로운 결과라고 언급했다. 그는 "다른 종류의 먹이를 먹는 수컷이 어미에게 그렇게 많이 의존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다른 범고래 무리를 연구해 어미들이 비슷하게 자기희생적인지 알아보는 것은 흥미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와는 별개로 범고래는 모성애가 뛰어난 개체로 알려져 있다. 2018년 7월 범고래 어미는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새끼가 죽자 17일간 바다에 가라앉지 않도록 헤엄치면서 몸으로 떠받치는 모습이 미국 비영리단체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처럼 모성애가 뛰어난 범고래가 번식까지 줄이며 자식을 뒷바라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추가로 밝혀진 것이다.

마이클 와이스 영국 엑시터대 고래연구센터 박사. / 사진=영국 엑시터대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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