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두절 7개월째, 화성탐사선 '오퍼튜니티' 영구 미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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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오퍼튜니티가 화성에 착륙한 지 1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오퍼튜니티는 7개월이 지나도록 연락이 닿질 않고 있다. 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오퍼튜니티’가 지난해 6월 10일 마지막 신호를 보낸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연락두절 상태에 빠져있다. 이달 24일로 오펴튜니티가 화성에 착륙한지 15주년을 맞았지만 탐사선으로부터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오퍼튜니티는 화성에 착륙한 뒤 물의 흔적을 찾는 등 맹활약을 했다. NASA는 오퍼튜니티와 재교신에 성공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점을 인정하고 있지만 애타는 심정으로 접촉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오퍼튜니티는 2004년 1월 24일 메리디아니 평원에 착륙했다. 골프 카트 크기만 한 작은 탐사선은 평균 초속 1㎝의 속도로 약 1㎞를 다니며 화성에서 약 92일, 화성일 기준으로 90솔(SOL)간 운행하도록 설계됐다. 화성의 하루 단위인 1솔은 24시간 37분 23초로 지구보다 조금 더 길다. 하지만 이 탐사선은 45㎞를 다니며 2018년 2월 화성에서의 5111솔을 맞이할 때까지 14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화성을 누비며 훌륭히 임무를 수행해 왔다.

오퍼튜니티의 마지막 통신은 2018년 6월 10일이었다. ‘인내의 계곡’의 서쪽 가장자리에 있던 탐사선을 전 화성을 덮은 모래폭풍이 덮친 이후다. 태양열로 전기를 충전하는 탐사선은 태양광 패널에 모래가 쌓여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었다. 폭풍은 잦아들었고 위성사진으로 본 화성의 하늘은 맑아졌지만 이후로도 탐사선은 지구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오퍼튜니티가 화성에 착륙한 지 5111솔에 파노라믹 카메라로 찍어 지구로 보내온 사진. 오퍼튜니티는 이 사진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NASA 제공

NASA측은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NASA는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의 제트추진연구소(JPL)의 기술자들이 로버에게 신호를 보내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스윕 앤 비프’라고 이름붙은 새로운 전략이다. 스윕은 일정시간동안 주파수대를 계속 바꿔주는 것을 뜻한다. 비프는 전자기계가 내는 ‘삐’소리 음으로 JPL은 오퍼튜니티에 주파수를 계속 바꿔가며 신호를 전송해 오퍼튜니티의 반응을 들으려고 하는 것이다.

JPL측이 상정한 고장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오퍼튜니티가 지구와 통신하기 위해 사용하는 1차 X-밴드 라디오가 고장났다는 가설이다. X-밴드는 2.5㎝의 파장을 갖는 극초단파의 일종이다. 먼 곳의 작은 물체까지 식별 가능해 미사일방어체계(MD)의 조기 경보 레이더에도 쓰인다. 이 경우는 오퍼튜니티에 장착된 백업용 2차 X-밴드 라디오로 전환하도록 명령을 내리면 된다. 두 번째는 로버 컴퓨터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로버의 내부시계가 맞지 않아 명령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다. 이 경우는 시계를 재설정하면 된다. 세 번째로 1차와 2차 X-밴드 라디오가 고장난 경우다. 이 경우에는 수리가 어려워진다.

문제는 NASA측이 기대했던 먼지 제거의 시기가 끝나가는 것이다. 현재 화성은 11월부터 1월 말까지 계절풍이 강하게 불고 있어 오퍼튜니티의 배터리 충전을 방해하는 태양광 패널 위 먼지가 씻겨나갈 수 있다. NASA 측에서는 이 시기에 오퍼튜니티와의 연결이 복구될 것이라 기대했으나 이 시기가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존 칼라스 JPL 프로젝트 매니저는 “지난 7개월 동안 우리는 600번 이상 오퍼튜니티와 연락을 시도했다”며 “탐사선과 연결이 될 가능성이 매일같이 줄어들고 있지만 모든 논리적 해결책을 동원해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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