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난징대학살' 국가추모식 시진핑 등 지도부 올핸 불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열린 난징(南京)대학살 국가추모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와 달리 국가추모일의 격을 낮춰 일본에게 화해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10시 장쑤(江蘇)성 난징시 난징대학살 희생 동포 기념관에서 6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추모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12월13일 일본군이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후 40여일 동안 30만명 이상 달하는 중국인을 학살한 사건이다. 난징대학살 추모행사는 지방정부가 주관하다가 지난해부터 국가추모일로 격상됐다.
지난해 추모식에서 시 주석은 “역사의 범죄를 부인하는 것은 범죄를 다시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일본의 반성을 강력 촉구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 주석은 물론 중국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 7명 중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AP와 로이터통신 등은 중국 당국이 ‘로우키(low-key·절제된 대응)’로 행사를 치렀다고 전했다. 난징 시내에는 “과거를 잊지 말고 미래의 스승으로 삼자”는 등의 구호가 곳곳에 내걸렸지만 추모식 외에는 대부분 연극, 촛불제, 추모 서적 발간 등 문화행사 위주로 진행됐다. 이번 추모식은 지난 10월 난징대학살 관련 문건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후 처음 열린 것이며 중국 측은 추모식이 열린 기념관 정문 입구에 표식비를 세웠다.
추모식에 참석한 가장 고위급 인사인 리젠궈(李建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연설에서 “일본군이 저지른 난징대학살은 중대 전쟁범죄로 국제사회의 엄중한 심판을 받고 인류 모두의 지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를 부정하고 침략전쟁과 침략자를 미화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부위원장은 “중·일 양국이 1972년 수교 이래 어려움도 있었지만 장족의 발전을 거뒀다”며 “역사를 귀감으로 삼아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ok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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