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선언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10일 성추행 의혹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시장 예비후보)을 향해 “참으로 잔인한 정치꾼”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9일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을 방문해 설날 배송 업무로 바쁜 집배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우상호 후보의 무한 2차가해, 이것이 민주당의 민낯입니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우 의원이 낯뜨거운 ‘박원순 찬양’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전 의원은 “(박 전 시장의 아내인) 강난희 여사는 아내로서 느낄 충격과 고통이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부지간의 감정마저 함부로 평가하진 않겠다”면서도 “문제는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며 피해자에게 더 큰 고통을 가하는 2차 가해, 정치 선동”이라고 했다.

그는 “적어도 (박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나선 후보라면 ‘박원순 찬양’을 입에 올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그 자체가 2차 가해”라며 “우 의원은 지금 피해자에게 잔혹한 폭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박 시장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한참 후의 몫. 이번 선거에 나와 ‘박원순 찬양’을 하는 건 사람된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우 의원은 성찰과 자각의 시간을 갖지 못한 듯하다”며 “정치를 논하기 앞서 도덕성과 인격의 문제”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페이스북

앞서 우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고 그의 도덕성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강 여사 자필 편지를 봤다며 “울컥했다”고 적었다.

우 의원은 “박 시장은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며 “박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꿈을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 가겠다”고도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우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제정신인가” “우 의원 머릿속에는 여성이 없는가” “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는지 모르는가. 계속 성추행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인가” “국가인권위원회와 법원에서 인정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 비판 댓글이 다수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