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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보건장관 대만行 앞두고…긴장 고조되는 남중국해

김대기,진영화 기자
김대기,진영화 기자
입력 : 
2020-08-07 17:38:10
수정 : 
2020-08-07 21: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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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둥펑 시험발사장면 공개
美, 대만과 첫 드론수출 협상

양국 국방 전화통화 했지만
설전 벌이며 입장차만 확인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군사영역에서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일대를 중심으로 우발적 군사 충돌이 우려될 정도로 긴장감이 높아지자 양국 국방장관이 진정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전화 통화를 했지만 상호 의견 차이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조만간 대만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은 대만 카드를 십분 활용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이에 중국은 중거리 대함 탄도미사일 '둥펑(DF)-26' 시험 발사 장면을 공개하는 등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6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하며 양국 간 군사 문제와 향후 군 교류 문제 등을 논의했다. 신화통신은 웨이 부장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 상태와 '미국이 중국 이름을 더럽히는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원칙론적인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국 측이 잘못된 언행을 멈추고 해상 위험을 통제해야 한다"며 "정세를 악화시키는 위험한 행동을 피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에스퍼 장관은 "미·중 관계가 악화할 때 양국 군대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위기를 통제하고 오판을 방지함으로써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중은 군사 활동 빈도와 강도를 높이며 세력 과시에 나섰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일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DF-26을 시험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4500㎞ 정도로 괌 미군기지를 비롯해 서태평양과 인도양 다수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핵탄두를 장착하고 해상에서 움직이는 목표물도 맞힐 수 있다.

쑹중핑 중국 군사전문가는 "이번 발사는 미국이 더 이상 항모로 중국 내정에 개입하고 중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중국군은 오는 11~13일과 16~17일 저장성 저우산 근해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 공군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지난 4일 탄두를 미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발사 사진을 공개하면서 "미국의 핵 억제력이 21세기 위협을 억제하고 우리 동맹을 안심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은 대만 카드를 활용한 대중국 공세도 펼치고 있다.

최근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중보건 분야 협력 차원에서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중국 당국은 "매우 위험한 행위"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정부는 긴밀한 우방국에만 제한적으로 판매하는 자국산 대형 고성능 드론(무인기)을 처음으로 대만에 수출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수출 예상 기종은 해상 감시 장비가 최소 4대 탑재된 '시 가디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드론은 비행거리가 1만1100㎞로 현재 대만이 보유한 드론보다 257㎞ 더 멀리 운행할 수 있다.

실제 거래가 성사되면 이미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 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최소형 무기를 판다고 해도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도전이라는 이유로 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서울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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