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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한국, 덴마크 협력의 공통분모'
2024.03.28




윤소정, 윤승진 기자 arete@korea.kr, scf2979@korea.kr
사진 = 전한 기자 hanjeon@korea.kr
영상 = 전한, 이준영 기자 hanjeon@korea.kr, coc7991@korea.kr

"혁신으로 무장한 한국과 덴마크가 함께 일하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스벤 올링(Svend Olling) 주한덴마크대사의 말이다.


올링 대사는 유사한 가치관과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양국이 협력하면 세계가 직면한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한·덴마크 수교65주년을 계기로 가진 인터뷰에서 올링 대사는 한국과의 협력 강화 희망 분야로 녹색성장동맹에 기반한 기후·에너지, 의료, 과학 협력 등을 꼽았다. 특히 의료 협력과 관련, 그는 6.25전쟁 때 덴마크가 파견한 병원선 유틀란디아호에서 시작된 의료지원이 오늘날 첨단기술 기반 의료 협력으로 이어져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Danish ambassador

▲ 스벤 올링 주한덴마크 대사가 서울 성북구 대사관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혁신정신이 양국 간 협력을 발전시켜온 비결이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하는 서울 성북구 대사관저에서 지난 1월 29일 가진 인터뷰 전문.


- 지난해 12월 양국 간 혁신분야 협력을 위해 설립된 대사관의 이노베이션센터가 개관 10주년을 맞이했다. 그간 혁신분야 협력 성과와 앞으로 협력 방향을 말씀해 달라.

덴마크는 10년 전 혁신정신이 자리잡으면 진정한 성과를 낼 수 있을 만한 지역을 골라 서울, 미국 보스턴, 덴마크 코펜하겐, 독일 뮌헨 등 7곳에 혁신센터를 설립했다. 혁신센터는 수출, 수입, 투자를 주로 다루는 대사관 상무부와 달리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국가간 기술협력·교류를 목표로 연구원, 스타트업 등과 혁신 생태계 협력망을 만들고 양자기술, 스마트병원 협력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혁신은 한국과 덴마크의 공통분모다. 국제 혁신지수 평가에서 양국은 매우 높은 수준에 있다. 양국은 최고수준의 기술발전을 이룬 국가로서 세계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혁신정신으로 무장한 한국과 덴마크가 함께 일하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 덴마크 정부는 어떤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 강화를 희망하는가

먼저 녹색분야를 들겠다. 양국은 지난 2011년 녹색성장동맹을 맺고 긴밀하게 협력하며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왔다. 이 동맹은 성공적으로 진화를 거듭하며 정치, 과학, 상업, 에너지 등 전방위적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양자 컴퓨터과학 등 과학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가길 희망한다

덴마크의 최대 수출 분야인 제약·보건 분야도 유망 분야다. 최근에는 양국 병원 간 스마트 협력이 진행 중이다. 양국에서 각각 선정된 5개 병원이 협력해 로봇과학,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로 고령화문제 등 공통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식품도 유망 분야다. 한국 음식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얼마전 한국에 온 우리 딸도 김밥을 직접 만들겠다며 한국 김을 찾았다. 덴마크에서 한국 음식은 기후에 부담을 적게 주는 스마트 식품, 새로운 대체식품으로 각광받는다. 유제품, 육류 등 현재 한국에 수출하는 덴마크식품도 고급화를 희망한다. 한국 역시 고급 식품의 수요가 늘어 지금이 적기다.

- 한국과 덴마크는 교류가 활발하고 양국 국민도 서로의 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물리적인 거리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서로 활발하게 교류를 이어가는 비결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양국의 유사한 사고방식이 그 비결인 것 같다. 지도를 보면 서로 거리상으로는 멀리 있지만 우리는 과감한 도전과 혁신으로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힘쓰고 있다. 양국은 법치주의에 기반한 유엔의 주도 하에 국제사회가 평화와 조화를 누리길 바라며 북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도전과제에 강하게 대응하고자 한다. 우리는 문제와 맞써 싸우며 해결책을 찾아내는 투지(fighting spirit)의 국가들이다. 


- 덴마크 병원선 유틀란디아가 최근 국가보훈부가 뽑은 올해 1월의 6.25전쟁 영웅으로 선정됐다. 양국은 유틀란디아의 유산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가?


유틀란디아호가 선정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73년이 흘러도 한국이 보여준 관심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당시 덴마크는 2차 세계대전을 치른 직후에도 국가들이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잔인한 전쟁을 다시 일으키는 것을 보며 공포감과 함께 우리도 뭔가 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느꼈다. 비록 한국을 잘 모르더라도 의미 있는 지원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병원선 지원을 결정했다. 대규모 병력을 보낸 미국, 영국, 터키 등에 비해 덴마크의 지원은 미미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을 전혀 알지 못하는 멀리 떨어진 나라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 자체는 의미가 크다.

전쟁이 멈춘 뒤에도 유틀란디아호의 의료진들은 할 일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한국에 애정이 있었고 한국에 남아  의료지원을 이어가며 스웨덴, 노르웨이 의료진과 함께 한국의 국립중앙의료원(국립의료원의 전신) 설립 기반을 마련했다. 양국 의료 협력은 오늘날 첨단기술 기반 병원 협력으로 계속되고 있다.


- 덴마크는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증진과 북한 비핵화 노력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한국과 덴마크는 유사입장국으로서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수호에 동의한다. 우리는 핵무기를 제한해야 하며 무력, 도발, 제국주의가 설 자리가 없도록 해야 한다. 북한뿐만 아니라 문제를 일으키는 다른 국가들을 향한 ‘투트랙(양방향 접근) 대응 방식’에 동의한다. 북한의 도발과 위험한 전쟁 촉발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이 돌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아야 한다. 상대가 벼랑 끝에서 한발 물러서고 싶다면 우리는 늘 평화를 위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한국은 올 1월 1일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됐으므로 지금이 특별한 기회다. 우크라이나, 북한 문제가 안보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올해에는 덴마크가 후보로 나섰다. 부디 덴마크가 선출돼 2025년부터 안보리에서 한국과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해 협력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 지난해 5월에 주한대사로 부임하셨다. 한국 부임기간 하고 싶은 역할이나 계획이 있다면?


양국 협력이 정치, 과학,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심화되기를 바란다. 내 목표는 이 협력을 더욱 촉진시키는 것이다. 양국의 정치 지도자, 기업인, 국민들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양국이 협력하면 세계가 직면한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Danish ambassador

▲ 스벤 올링 주한덴마크 대사가 6.25전쟁 당시 덴마크가 지원한 병원선 유틀란디아호의 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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