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에 칼 빼든 금융당국…펀드 1만여개·운용사 233개 전수조사

P2P 대출·유사금융·불법사금융도 집중점검반 구성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소비자 피해분야 전면 점검 합동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1만여개와 사모운용사 230여개에 대한 전수 검사를 3년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예탁결제원과 예금보험공사 등 유관기관들과 합동회의를 열어 이 같은 금융 피해 분야 점검 계획을 확정했다.우선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것과 관련 사모펀드 전수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사모펀드 전수 조사는 전체 사모펀드 1만304개에 대한 판매사 등의 자체 전수점검과 전체 사모운용사 233개에 대한 금융당국의 현장검사 등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자체 점검은 이달부터 두 달 간 판매사 주도로 운용사와 수탁사, 사무관리회사 등 4개사의 자료를 상호 대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이들은 펀드 재무제표상 자산(사무관리회사)과 실제 보관자산(수탁회사)의 일치 여부, 운용 중인 자산과 투자제안서 내용과의 일치 여부, 운용재산의 실재 여부 등을 교차 점검하게 된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수탁회사와 사무관리회사에 서로 다른 운용 내역을 알림으로써 부실 자산을 투자자들에게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경우 판매규모가 가장 큰 NH투자증권이 검증 작업을 주도하게 된다.점검 결과는 종료 시 금감원에 보고해야 하지만 자산명세 불일치 등 특이사항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보고해 현장검사랑 연계될 수 있도록 한다.

효율적인 현장검사를 위해 별도의 사모펀드 전담 검사 조직을 3년간 운영하기로 했다.

금감원의 인력 한계를 고려해 예금보험공사, 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등으로부터 파견받은 인력까지 더해 30명 내외의 별도 검사반을 구성하기로 했다.이 검사반은 이달 중순까지 구성을 완료해 모든 운용사에 대한 검사를 2023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운용사 1곳당 2주 정도의 검사 시간을 예상하고 있다.

사모펀드 이외에도 금감원은 최근 금융소비자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한 분야에 대해 집중점검반을 구성한다.

최근 개인간거래(P2P) 대출업체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이 발생한 가운데 P2P업체 약 240개의 대출채권에 대해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를 제출받기로 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P2P법)'이 8월 27일 시행되는 가운데 부적격·점검자료 미제출 업체는 현장점검 후 대부업 전환 및 폐업을 안내할 계획이다.

유사금융업자의 불법 행위, 불법사금융·보이스피싱 분야도 집중 점검 대상이다.

유사금융업과 관련해서는 일반 개인이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이나 온라인 사설 외환 차익거래(FX마진거래) 등에 대한 암행 점검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불법사금융·보이스피싱과 관련해서는 전단, 명함광고 등을 수거해 미스터리쇼핑 수사를 실시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신종수법 등을 중점 단속하기로 했다.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 분야에 대한 전면점검·검사를 통해 금융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