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세계시민의 자발적 이란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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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서울신문 > 2018년 10월 3주 선정
이란에 대한 무관심과 편견을 깨는 진짜 이란 이야기
제1부 ‘이란을 가다’에서는 이란 땅을 밟기 전까지 이야기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덜컥 이란행이 결정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제2부 ‘이란을 살다’에서는 이란에서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란이 지금 어떤 현실에 처해 있는지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제3부 ‘이란은 지금(with 세계)’에서는 여러 중동국가와 유럽을 여행하고 출장 다니면서 이란이 지금에 이르게 된 연유를 세계와 관계하는 방식을 통해 살펴본다. 제4부 ‘앞으로 이란’에서는 미국의 핵 협상 탈퇴 이후 이란 사회와 국제 정세, 그 속에서 우리나라를 생각해 본다.
‘이란? 잘은 모르는데, 무서운 나라 아닌가?’ 우리 대부분의 인식은 무관심을 넘어 이렇게 폭력에 가깝다. 북한과 함께 ‘악의 축’으로 찍힌 나라였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 서구 미디어에 의해 주입된 ‘묻지마식’ 편견은 아직 높고도 견고하다.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이라면 솔직히 모른다고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보통사람인 저자가 이란 사회 곳곳을 경험하며 르포처럼 써 내려간 이 책이 반가운 이유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욱진
강릉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학생 때 공부를 소홀히 한 탓에 졸업하고도 사회를 알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여 산다. 세계를 떠돌 수 있는 직업을?찾아 헤매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들어갔다. 막상 번지수를 제대로 짚은 건지 한창 고민하던 2013년 하반기, 이란 테헤란무역관으로 발령이 났다.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페르시아어를 배우면서?이란을 보다 체계적으로 알고 싶어졌다. 학업을 병행해?이란 국제관계대학교에서 이란학을, 테헤란대학교에서 기업가정신을 공부했다. 2015년부터 내일신문, 경향신문 등 일간지에?정기적으로 이란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회사에서 임명한 ‘이란 전문가’ 활동을 하느라 예정된 근무기간을 넘겨 5년을 꽉 채우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목차
- 프롤로그_떠돌다 이란
I. 이란을 가다
01 나는 왠지 이란을 가고 싶어
02 이란은 아랍이 아니라고?
03 이란에는 없는 게 없어
04 이집트와 이라크를 헷갈리다니
05 이란, 북한과 친한 나라?
06 침대축구와 천국의 아이들
07 하산 로하니의 깜짝 승리
08 소주, 소주, 그리고 테헤란젤레스
09 이란 가는 하늘에서 본 아르고
10 테헤란 입성: 김치와 세관원
II. 이란을 살다
01 안 되면 빨리 포기해야지
02 황홀한 지옥의 종착역
03 진짜 아라비아 숫자
04 이란에서는 이란법을
05 페르시아 상인의 후예
06 에스파한에 가야 해
07 메마른 생명의 젖줄
08 아자디 구장의 오프사이드 규정
09 KFC 찾아 삼천리
10 나데르와 주유총
11 잘사는 사람의 사회
12 여기는 이란이니까
13 노루즈와 라마단, 그리고 아슈라
14 돈 안내도 된다고요?
15 실시간 중계가 아니었다니
16 우리 호텔 이용하지 마세요
17 사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III. 이란은 지금 (with 세계)
01 미국 가는 길은 너무 멀어
02 아랍에미리트는 70년대 이란?!
03 세속의 중심에서 터키를 걷다
04 해묵은 대립의 대상, 사우디
05 독일서 마주친 이란 디아스포라
06 ‘쉬라즈’에서 떠올린 한국
07 도하 참사와 카타르 단교
08 경제제재 풀리던 날
09 강대국의 속내를 엿보다
10 기로에 선 ‘이란의 봄’
IV. 앞으로 이란
01 흔들리는 이란 정세
02 반쪽이 된 핵 협상
03 다시 제재가 시작되다
04 이란은 그리고 우리는
사진으로 만나는 이란
추천사
-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는 말이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이란을 이야기할 때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이란은 강남 테헤란로와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페르시아 왕자 이야기로 친숙하다. 동시에 미국과 항상 대립 중인 이슬람 국가라는 살벌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란 심장부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저자의 애정 어린 경험이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이란을 제대로 이해하게 돕는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
나는 이란에 돈을 쓰러 간 사람이었다. 돈 쓰기도 쉽지 않은 나라였다. 그런 곳에서 돈을 버는 이방인들이야말로 내 눈에는 장보고였고 신밧드였다. 이누이트족에게 냉장고를 팔았다는 비즈니스맨의 후예랄까. 현지에서 우리 기업의 이란 진출을 도왔던 저자야말로 두 나라 최전선의 접점이었다. 그 전쟁터에서 이란을 ‘異蘭’(또 다른 난초)이라는 한자어로 표기하는 시심(詩心)을 보여주고 있다. 전쟁터에 핀 난초. 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것들과는 ‘다른 책’이다.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저자)
책 속으로
이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턱없이 모자랍니다. 다들 바쁘게 사는 와중에 먼 나라 이란까지 떠올릴 겨를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종종 접하는 이란 소식도 대부분 서구 미디어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물이지요. 꼭 한번 묻고 싶었습니다. 세계인의 입장에서 우리는 이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핵 협상을 뒤엎으려 기존 합의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사람은 분명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우리나라 언론의 기사 제목은 ‘세계의 화약고에 불을 지피는 이란’이었습니다. 저부터 반성해 봅니다. 그동안 미국을 위시한 서구 입장을 분별없이 받아들이지는 않았는지. 이제 우리도 우리의 눈으로 이란을 바라볼 때가 되었습니다. - 서문
나는 테헤란에서 지옥의 종착역을 보았지만, 이란인들을 만나면서는 때때로 황홀감을 느꼈다. 이런 모순된 사실과 감정은 이란 생활을 이끌어 가는 동력이 되었다. 천국과 지옥은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결국 머리카락 한 올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지옥과 같은 테헤란 거리에서 무기력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넌지시 다가와 당신의 안부를 물을 것이다. 원망스럽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어머니처럼. -58p
이란에 처음 출장 온 사람들은 대개 이란인들의 환영에 매우 놀란다. 서구 중심의 미디어에서 위험하게 묘사된 것과 달리, 이란인들은 낯선 사람에게도 기대 이상으로 친절을 베푼다. 지방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집으로 초대해 음식과 차를 대접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란식 환대다. 이렇게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는 이란인데,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 때마다 푸대접을 받고 돌아갔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이란 주최 측에서 매번 형편없는 경기장을 연습 구장으로 내줬고, 버스 운전사는 일부러 도로에서 시간을 때우며 우리 선수들의 진을 빼놨다는 하소연도 들렸다. (...)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이란식 환대와 별개로 이란의 행정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미숙한 구석이 많기 때문일 테다. -134p
경제 제재는 듣기에 거창해도, 쉽게 말하면 ‘왕따’나 다름없다. 학교에서 가장 힘센 친구를 A라고 하자. 누가 봐도 A는 전교에서 싸움을 가장 잘한다. 그런데 어느 날 B라는 친구가 전학을 온다. B는 아무리 봐도 별종이다. A의 말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뿐더러 그동안 돌아가면서 해 오던 빵 셔틀도 거부한다. A는 B가 골칫거리다. 한 판 붙어서 힘으로 제압해 버리면 속이 시원할 텐데 B가 어떤 필살기를 갖고 있는지 아직 모른다. B는 주변 친구들에게 A의 급소를 공략할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고 슬쩍 흘린다. A는 이 소문을 듣고 나서 B를 더욱 경계한다. 다급해진 A는 마침내 전교생에게 선언한다.
“지금부터 B와 놀지 마. 놀다가 걸리면 너부터 가만 안 둘 거야!” -190p
이란을 둘러싼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만큼 변화무쌍하지만, 그럼에도 이란은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다. 시장을 뜻하는 바자르도 결국 페르시아어에서 유래된 단어 아니던가. 이란이 시장이고, 시장이 이란이다. 위험이 큰 만큼 기회도 많다. 우선 오랜 시간 제재를 받으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인프라가 낙후되었다. 그만큼 제품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물건도 왕창 사고 기반시설을 개선하려면 무엇보다 돈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제재에 막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원유와 천연가스가 넘쳐 나는 에너지 부국 아니던가. 언제 어떻게 다시 물꼬가 트일지 모른다. -224p
출판사 서평
국제 뉴스를 챙겨서 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란에 대개 관심이 없다. ‘핵무기’, ‘악의 축’,‘이슬람’ 등 무시무시한 이미지만 떠오르기도 하고, 이란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많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란은 매우 드라마틱한 역사적 배경을 품은 나라다. 친미 기조를 유지하던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계기로 반미로 돌아선다. 세속화된 사회가 아주 강력한 종교 중심의 통치체제로 바뀌면서 매우 모순적인 나날이 시작되었다.
미국을 위시한 서구의 경제 제재는 이란을 고립시켰다. 석유가 넘쳐 나도 팔 수가 없고, 돈이 있어도 비행기 한 대 마음대로 수입할 수 없게 되었다. 이란 사람들은 다른 나라로 이동도 어려우며 미국은 아예 입국이 금지되었다. 말이 좋아 경제 제재지, 미국의 눈 밖에 났다는 이유로 이란은 국제 사회의 왕따가 되었다. 2016년 핵 협상이 체결되면서 이란에도 봄이 오나 희망을 품기도 잠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이란을 다시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격변 속으로 몰아넣었다.
작가는 이란의 역사적인 순간들을 모두 테헤란에서 맞이했다. 2013년 8월, 이란 경제 회생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어 훗날 핵 협상을 타결시킨 로하니 대통령 취임부터, 2018년 8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핵 협상 탈퇴 및 경제 제재 재개까지. 갖은 제재로 척박한 사회에 일하러 갔으니 여행자처럼 여유로운 시선이 깃들 리 없었다. 그러나 그는 현실을 푸념하거나 체념만 하지 않았고, 현실 너머에 있는 것들을 보기 위해 이란을 보다 적극적으로 살아냈다. 그렇기에 잠깐 머물다 갈 여행자라면 미처 보지 못하는 것들, 현지인이라면 무심코 혹은 체념 속에 받아들였을 것들을 경계인이자 이방인의 시각으로 이 책에 풀어 놓았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이란에까지 관심 둘 여유가 없다.’
‘여행도 편히 못 가는 나라인데 왜 이란을 알아야 하지?’
‘이슬람이라면 왠지 다 IS가 생각나서 무섭다.’
이란에 대한 독자들의 시선은 어쩌면 이렇게 싸늘할지도 모르겠다. 지금 우리나라는 나와는 다른 무리에 대해 수없이 많은 혐오의 벽을 치고 있다. 남성 혹은 여성이라고, 난민이라고, 동성애자라고, 이슬람이라고, 외국인노동자라고… 비하하고 편을 가른다. 우리는 언제쯤 세계시민, 어느 특정 국가의 국적에서 벗어나 전체 세계 인류의 구성 개체로 편견 없이 설 수 있을까? 서구 미디어의 시각, 특히 강대국의 이익에 휘둘리는 온당치 않은 시선 말고, 적어도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라도 생각해 볼 수는 없는 일일까? 이란을 보며 또 하나 겹쳐지는 나라가 있다. 바로 북한. 휴전선에 가로막혀 세계로 뻗어 나가지 못한 우리 안의 편견을 하나씩 걷어내는 일에 이 책이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기본정보
ISBN | 9791186494448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10월 24일 |
쪽수 | 240쪽 |
크기 |
141 * 203
* 30
mm
/ 363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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